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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로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다 떠나 두둥실 구름을 타고 떠도는 것처럼,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고, 맥을 못추게 만드는 것이 있다.
나에게는 티벳이 그곳이다.
파랗다 못해 한이 맺힌 듯한 하늘에, 살짝 흐르는 하얀 구름.
넓은 초원 혹은 광야나 돌무더기 위에서 하염없는 바람에 날리는 깃발들.
이곳의 장면장면들은 내게 속세의 시름을 덜어주는 '감탄사' 같다.

<칭짱 철도 여행>은 나의 이 로망을 거의 완벽하게 채워준다.
철도가 시작되는 시닝에서부터 영혼의 고향이라 불리는 라싸에 이르기까지,
책을 빼곡히 채우는 사진들은 그곳의 향기마저 느끼게 한다.
마음속에 티벳 혹은 라싸라는 단어가 담겨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눈을 떼기 쉽지 않을 것이다.
칭짱 철도의 노선을 따라 저자는 길마다 쉴 수 있는 곳, 먹을 수 있는 곳,  봐야 할 것들을 정리해 놓았다.
이 책 한권만 있어도 라싸까지의 길이 어렵지 않을 듯 싶다.
사람사는 곳마다 남겨진 자취를 저자는 잘 담아냈다.
여기까지 나의 로망의  감탄......

이 책을 보면서 아쉬운 것은 칭짱 철도 여행이긴 한데,
정작 칭짱 열차를 타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간 기착점들은 모두다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칭짱 열하를 안 탔을 때 가 볼 수 있는 곳들이니까.
해발 5천 미터를 넘나드는 높은 곳, 하늘 길을 완벽한 밀폐된 채 산소공급장치가 달린
칭짱 열차로 휙~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  참.....
쉽고 가볍게, 편한 침대칸에서 이틀만 들이면 너무나 편하게 라싸에 도착하게 된다.
갈등...

끝으로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칭짱 철도의 정치/역사/경제/사회적 맥락에 대한 평가는 이 책에 없다.
칭짱 철도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긴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길 안내도일뿐이다....
물론 그 길조차도 가보지 못한 나에게 '맥락'에 대한 고민은 배고픈 자의 한탄일수도 있겠지만...
딜레마... 난, 칭짱 열차를 탈 것인가? 티벳을 마음속에만 로망으로 남겨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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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旅行  |  2009. 3. 2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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