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라 런던 & 존 업턴 지음, 이준식 옮김 / 미진사 / 2000년 8월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할 것. 전문적인 교육기관이나 사진을 강의하는 곳에서 배울 수 없어서 서점을 전전긍긍하면서 이 책 저 책을 뒤졌다. 그 비싼 사진 책들 중에 감히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뭐랄까, 어떤 분야이건 그 분야를 대표하거나 정리하는 책, 대가가 있는데, 바바라 런던이 바로 사진분야에서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많은 사진 이론가들과 사진가들이 있지만 바바라처럼 정성들여 사진의 기술과 이론들을 정리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지금 후배에게 가 있지만, 다시 돌려받아야 겠다. 시간이 지나면, 혹시 잊어버릴 수도 있고, 다시 보고싶을때 찾아도 없다면 얼마나 난처할 것인가?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맨먼저 볼 것을 권한다.
김용규 지음 / 이론과실천 / 2002년 2월
행복, 희망, 시간, 사랑, 죽음, 성. 지은이가 내세운 여섯 가지의 주제는 인간이 자리하고 있는 실존에 관한 것들이다. '우리는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의 질문에 '우리는 행복을 위해 산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세상에 인간 실존이 행복을 느끼고만 살지 않는다. 도리어 숱한 좌절과 절망,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가? 그것에 대한 첫번째 답은 존재 그 자체를 기뻐하는 것이 행복이라 말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무엇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때 행복은 자리를 잡는다. 그럼에도 숱하게 엄습하는 이 세상의 고통에 대한 대답으로 지은이는 '희망'을 말한다. 이 희망이란 무엇인가 더이상 좌절할 수 없을 때, 그만 쓰러지는 것이 마지막 방법일 때, 도리어 고개를 내미는 것이다. 진정한 희망은 그 때에서야 비로소 희망이 된다.
희망은 현전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 속에 있다. 실존이 처해 있는, 또는 실존이 갇혀 있는 곳이 시간아닐까? 희망이란 이 시간을 넘어서 온다. 시간에 갇힌 자는 우리 앞에 닥친 죽음의 단계에 멈춰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희망이 우리로 하여금 사랑하게 한다.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고, 어떤 희망도 없이 흔들리는 것 같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으므로, 이 세상에 대한 절망적 사랑이 아니라 보다 고귀한 것, 순결한 것, 지고지순한 것을 향해 사랑을 품는다.
지은이가 끝으로 말하고 있는 두 주제 죽음과 성 역시 인간에게 놓여져 있는 실재이자,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한계이지만, 인간다움은 이것을 인간답게 이겨내며, 인간다움의 모습으로 승화시켜 왔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 모든 존재와 관한 이야기들을 영화를 바탕으로 써 내려간 책이 <영화관 옆 철학 까페>이다. 지은이가 보기에, 영화란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창조해 내며,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는 가장 예술다운 예술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새롭게 창조된 시간과 공간을, 그 세계관과 더불어 해석해 내야 한다. 전적으로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인 것이다.
그런 바탕 위에 영화를 통해 드러난 존재의 문제들을 서양의 여러 철학자들의 입을 통해 두루두루 엮어낸 그의 글들은, 또다른 창작이며, 말 그대로의 영화읽기가 된다. 내 인생의 영화라고 꼽을만한 영화들이 내게 그런 의미일 수 있었떤 있었던 것은, 영화가 단순히 즐김의 대상이 아니라, 사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