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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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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싶다^^ | 2005/09/23 (금)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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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7)
한지붕 아래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때로는 헷갈리는 것이 부모님 입맛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근사한 식당에 모시고 가도 부모님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지 타박을 맞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대개는 고깃집 같은 무난한 곳을 찾게 된다.
그래서 <쿠켄>이 팔을 걷어붙였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도락가 9인이 이 시대 보통의 부모님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에디터·이현주 | 사진·고지영, 김장곤 | 디자인·조유숙

부모님 모시고 드라이브하기 좋은 근교맛집

글·이진랑(푸드 칼럼니스트)




솔리(서일농원)

한나절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맞춤인 안성에 가면 2천여 개의 장독대가 눈길을 끄는 전통장집 '서일농원'이 있다. 커다란 돌이 듬성듬성 박힌 돌담과 솟대가 객을 반기는 입구를 지나 소나무와 정자가 잘 어우러진 농원에 들어서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햇살 아래 반짝이는 항아리와 원두막, 과수원, 그리고 연꽃이 핀 연못 등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서일농원의 풍광에 사로잡혀 산책을 하다가 출출해지거든 '솔리'에 들러보자. 질 좋은 국산 햇콩과 물, 숨쉬는 항아리, 그리고 정성으로 담근 장으로 맛을 낸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솔리의 대표 메뉴는 된장 한정식과 청국장 한정식. 직접 담근 된장과 청국장으로 끓여낸 찌개는 이것저것 재료를 섞지 않고 오직 장맛으로 맛을 낸 토속적이면서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맛이다. 밥상에는 된장찌개와 청국장찌개를 중심으로 더덕, 가죽, 감, 미역, 무, 깻잎, 파래 등 10여 가지 장아찌와 쌈을 싸 먹을 수 있는 야채 등 무공해 반찬이 함께 나온다. 그야말로 몸에 좋은 웰빙 밥상이다. 장아찌는 재료마다 고유의 농후한 맛이 제대로다.
손두부와 빈대떡도 별미인데 고소한 두부에다 2년 묵은 김치를 얹어 먹는 맛도 일품이고, 감칠맛 나는 빈대떡을 한입 물면 막걸리 생각이 간절해진다.
[알아둘 사항]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30분 | 명절 휴무 주차 가능
031-673-3171 된장찌개·청국장찌개 정식 각 7천원, 손두부 8천원, 녹두빈대떡 7천원





강촌 매운탕

팔당호와 인접한 경기도 광주 분원리.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물안개 사이로 펼쳐지는 수려한 풍광이 마치 한폭의 산수화 같은 그곳에 가면 입맛을 사로잡는 별미가 있다. 분원 붕어찜이 바로 그것.
분원리에는 붕어찜과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40여 곳이나 되고, 너도 나도 다 원조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원조 붕어찜의 참맛을 보려면 '강촌 매운탕'을 찾으면 된다. 이 집은 주인장 이영숙 씨가 지난 1976년 처음으로 분원 붕어찜을 메뉴로 내놓은 곳. 주인장은 3년 동안 연구 끝에 '비밀의 양념 맛'을 찾아 비린내를 없애고 감칠맛 나는 붕어찜을 개발해냈다.
처음 우거지와 무, 감자 외에는 다른 부재료를 넣지 않고 붕어찜을 만들었을 때의 요리법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어 변함없는 맛이 인기 비결. 얼큰하고 칼칼한 붕어찜은 무와 감자를 많이 넣어 달큰한 맛이 은근히 배어나고 부드러운 우거지 맛도 일품이다. 붕어찜 양념장은 직접 담근 고추장을 쓰고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아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붕어가 냄비에 조려지는 동안 고소한 잡어 튀김으로 심심한 입을 달래자(붕어찜이 40분 정도 걸리므로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쿠켄>을 보고 왔다고 하면 어른에 한해 30%를 할인해준다고 한다.
[알아둘 사항]
오전 10시~오후 10시 | 연중 무휴 주차 가능
031-767-9055 붕어찜 3만~6만원, 메기찜 3만원, 쏘가리 매운탕 4만5천원, 메기 매운탕 3만원, 잡어 튀김 2만원
 
 
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6)
한지붕 아래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때로는 헷갈리는 것이 부모님 입맛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근사한 식당에 모시고 가도 부모님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지 타박을 맞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대개는 고깃집 같은 무난한 곳을 찾게 된다.
그래서 <쿠켄>이 팔을 걷어붙였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도락가 9인이 이 시대 보통의 부모님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에디터·이현주 | 사진·고지영, 김장곤 | 디자인·조유숙



자장면에 탕수육도 마다하지 않는 부모님을 위한 중식
글·신계숙(배화여대 중국어통번역과 교수)




모리화
모리화는 꽃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재스민이라는 말이 더 익숙한 이 꽃은, 색은 희고 꽃은 매우 작으나 향기는 사방 십리까지 퍼진다. 꽃이 필 때는 꽃을 보고 아름다운 향을 맡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차(茶)로 만들어 마신다. 재스민 차 한모금 입에 물고 30초만 있어도 잠잘 때까지 입 안에 재스민 향이 가득하다. 그런 이름 때문인지 모리화에서 만드는 음식은 두부로 만든 요리에서도 꽃내음이 난다. '금전송이두부'는 연두부에 생크림을 넣어 쪘기 때문일까. 은은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니 5월에 부모님께 대접해드리기에는 제격인 요리다. 새집 일품 해삼은 해삼이 새우를 꼭 껴안고 둥지 안에 있으니 요리 속에서도 화목한 가족이 보인다. 정성스레 일주일 불린 해삼에 새우를 갈아서 넣었으므로 먹기도 편하다. 모리화에서 창 밖 하늘을 보면 하늘이 더 푸르다. 실내 구석구석 사람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엔 모두 꽃이 피어 있기 때문.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사함을 표시하고 싶을 때 찾아오면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될 것 같은 '필'이 직선으로 꽂히는 곳이다. 모리화는 중국 요리의 대가로 꼽히는 이향방 선생이 얼마 전 역삼동에 문을 연 곳이다.
[알아둘 사항]
오전 11시 30분~오후 3시, 오후 5시 30분~10시 | 연중 무휴 주차 가능 02-558-8868
금전송이 두부 3만원, 새집 일품 해삼 2만원, 큰새우와 칠리소스 1만~6만원, 사천식 탕수육 1만5천~2만5천원, 삼선 누룽지탕 2만~4만원, 점심 코스(1인분) 1만5천~5만5천원, 저녁 코스(1인분) 3만3천~15만원





중화
"짱깨집에 가서 자장면 먹을까?"라는 얘기는 중국 음식점에 가서 자장면을 먹자는 얘기다. 언뜻 들으면 중국 음식점을 낮추어 부르는 소리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식당의 카운터에서 돈을 받는 사람을 중국어로 '장꾸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짱깨'로 변한 것이다. 그래서 '짱깨집'이라고 하면 원래는 화교가 운영하는 집이었다.
서울 광화문 한가운데 보석 같은 짱깨집 '중화'가 숨어 있다. 손문정 사장의 할아버지가 대학로에서 '진아춘'이라는 중국 음식점을 시작했으니 3대에 걸쳐 중국 음식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도 진아춘을 기억하며 중화를 찾는 이들이 있다. 대를 이어온 맛의 달인 정신이 계승된 것일까. 누룽지탕 국물이 곰탕 국물처럼 맑고 뽀얗다. 신선한 패주, 새우는 기본이고 향 좋은 송이도 보인다. 갑오징어는 도톰하게 썰어 씹을수록 쫀득한 맛이 난다.
무언가 매콤한 맛이 그리울 때는 라풍기를 예약하자. 라풍기(辣烹鷄 : 랄팽계)는 얇게 저민 닭가슴살에 팽이버섯과 표고버섯을 넣고 멍석 말 듯 돌돌 말아 튀겼고 파란 별 사탕을 뿌려놓은 것처럼 피망을 곱게 다져 소스를 만들었다. 매콤한 맛 뒤에 느껴지는 새콤함, 주인의 넉넉한 인심은 자칫 입맛을 잃기 쉬운 봄날에 식욕이 동하게 하는 명약이 될 것 같다.
[알아둘 사항]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 일요일 휴무
근처 유료 주차장 이용 02-737-2324
라풍기 2만5천~3만원, 탕수육 1만2천~1만6천원, 유산슬 2만2천~3만원, 누룽지탕 2만5천~3만5천원, 새우탕면 6천원, 점심 코스(1인분) 1만1천~2만원, 정찬 코스(1인분) 2만~4만2천원
 
 
 
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5)
한지붕 아래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때로는 헷갈리는 것이 부모님 입맛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근사한 식당에 모시고 가도 부모님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지 타박을 맞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대개는 고깃집 같은 무난한 곳을 찾게 된다.
그래서 <쿠켄>이 팔을 걷어붙였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도락가 9인이 이 시대 보통의 부모님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에디터·이현주 | 사진·고지영, 김장곤 | 디자인·조유숙
분위기파 부모님을 위한 양식
글·김수미(프랑스 요리연구가)




키친(W 서울-워커힐 호텔)

근사한 양식당 하면 호텔 레스토랑을 떠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오너 셰프 레스토랑들의 선전으로 대세가 바뀌고 있지만 부모님들은 여전히 격식 있는 호텔 레스토랑을 최고로 치는 분들이 많다. 일요일에 부모님과 함께 식사를 할 예정이라면 W 호텔 '키친'의 브런치 뷔페를 추천한다. 한강이 내다보이는 통창을 통해 들어오는 밝은 빛과 일반 레스토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높은 공간감은 신선하고 담백한 음식 맛을 더욱 돋운다. 키친의 음식은 재료 맛을 충분히 살려 솔직하게 조리하는 스타일. 브런치에는 컨셉트가 다른 섹션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에서도 부위별 쇠고기 스테이크와 양·오리·사슴·타조 고기 등 여러 가지 육류와 바닷가재, 새우, 크랩 같은 해물류, 생선류 등을 원하는 대로 매칭해서 먹는 스타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뷔페이지만 정성들여 만든 단품 메뉴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 자연 속의 모던한 레스토랑에서 너무 격식 차리지 않고, 적당히 떠들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인 만큼 그 대가(?)는 충분히 치러야 한다. 브런치가 7만5천원(세금과 봉사료 별도)으로 다른 호텔에 비해 좀더 비싼 편이며, 2만원을 추가하면 '뵈브 클리코'라는 프랑스의 유명 샴페인과 음료를 마음껏 곁들일 수 있다.
[알아둘 사항]
오전 6시 30분~마지막 손님이 있을 때까지(브런치는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1시, 오후 1시 30분~3시 30분)
연중 무휴 주차 가능 02-2022-0111
버블리 선데이 브런치 7만5천원(샴페인·와인 추가하면 9만5천원), 후추가 곁들여진 팬에 구운 참치와 세브루가 캐비어 비네그렛 2만8천원





아 따블르

한옥과 현대적인 건물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삼청동은 전통 한식집과 옛날 찻집, 트렌디한 카페와 와인바 등이 뒤섞여 있는 매력적인 동네다. 이곳 한적한 뒷골목에 자리 잡은 '아 따블르'는 겉모습은 한옥이지만 안에 들어서면 입구가 기와지붕이었음을 까맣게 잊어버릴 만큼 한옥스럽지 않다. 장식을 배제하고 음식만을 돋보이게 하는 컨셉트이기 때문. 부모님을 모시고 단정하고 편안하게 양식을 즐기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프렌치 레스토랑이 어렵고 격식을 차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게 한다. 아 따블르는 이미 알려진 대로 스테이크 맛이 좋다. 굽기 정도를 '블루(레어보다 덜 익힌 상태)'에서 '베리 웰던'까지 정확하게 맞추는데 베리 웰던으로 익힌 스테이크도 퍽퍽한 맛이 안 느껴질 정도로 육질이 좋다. 그 외의 음식들도 재료의 맛을 가리는 소스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재료의 좋은 맛을 살려 간단하게 양념을 하는 컨셉트다. 예를 들면 활어 생선 요리는 레몬의 향긋함과 버터의 고소함만을 살리고 금방 삶아 발라낸 게살에는 신선한 망고를 곁들여 내는 식이다. 우리네 한정식이 계절의 맛을 살려 그 계절을 느끼게 하듯, 아 따블르 음식에는 계절감이 있다.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제대로 먹고 싶을 때 아 따블르를 떠올려보자.
[알아둘 사항]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시~10시 30분 | 일요일 휴무
근처 유료 주차장 이용 02-736-1048
오늘의 메뉴(코스) 3만원(점심), 4만5천원(저녁)
 
 
 
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4)
한지붕 아래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때로는 헷갈리는 것이 부모님 입맛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근사한 식당에 모시고 가도 부모님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지 타박을 맞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대개는 고깃집 같은 무난한 곳을 찾게 된다.
그래서 <쿠켄>이 팔을 걷어붙였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도락가 9인이 이 시대 보통의 부모님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에디터·이현주 | 사진·고지영, 김장곤 | 디자인·조유숙



생선 요리 좋아하는 부모님을 위한 일식
글·손일영(푸드 칼럼니스트)





미유끼

서래마을 방배중학교 앞에 있던 '와사비'가 지난해 서초역 대법원 앞으로 옮겨오면서 상호를 바꿨다. 와사비 시절부터 가족들과 함께 자주 가는 식당이다. 주 메뉴는 생선회이지만 다른 음식들도 모두 수준급이다. 스시의 경우 스시 전문점은 아니지만 요즘 유행하는 회전 초밥집(스시라기보다는 캘리포니아 롤 전문점이라고 불러야 할)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한마디로 일급 생선회 솜씨에서 우러나온 정통 스시다.

이 밖에 장어구이, 도미조림, 튀김 등 정식 메뉴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수준이 높다. 점심에는 대개 생선회보다는 정식을 주문하게 되는데, 사실 생선회 잘한다는 유명 일식집들도 점심 메뉴는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유끼는 점심과 저녁 메뉴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고른 맛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장점이다. 일식집은 다른 음식점과 달리 식사 시간에 따라 주문하는 메뉴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고급 일식당에서 저녁 시간에 간단한 찌개류 같은 메뉴를 주문하기에는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고 아예 주문을 받지 않는 곳도 많다. 언젠가 미유끼에서 저녁 시간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우동 정식을 시켰는데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아서 맘이 편했다. 한마디로 믿음이 가는 정통 일식집이다.
[알아둘 사항]
오전 11시 30분~오후 2시 30분, 오후 5시 30분~10시 30분 | 매주 일요일 휴무 주차 가능
02-532-3399 모듬 사시미 8만원, 특사시미 10만원, 스시 3만5천원, 점심 정식 2만5천원, 점심 특정식 3만5천원







청담복집

복(鰒) 요리는 호불호(好不好)가 뚜렷이 나뉘는 음식 중 하나다. 복을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다거나 맛있는 복 요리가 어떤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들 하는 것으로 보아 복 맛을 안다는 것은 분명 갈비나 갈치구이를 즐기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사실 복 지리를 비롯해 사시미, 튀김, 불고기, 샤브샤브 등 대표적인 복 요리를 보면 특별한 재료나 조리법이랄 게 없다. 흔히 먹는 복 지리도 들어가는 재료는 미나리, 콩나물, 무, 마늘 등 기본 양념뿐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맛의 비밀은 육수와 복어의 신선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오랫동안 복 요리를 즐겨온 내가 보기에 '청담복집'은 강남 일대 복 요리 전문점 중에서 최고다. 주인에게 비결 같은 것을 물어보는 성격이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복어 자체의 수준이 분명히 느껴지는데 활복(活鰒)을 쓰는 게 비결인 듯하다. 당연히 음식 값도 다른 집보다 조금 비싸다. 그러나 복 지리를 비롯해 불고기와 샤브샤브 등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사실 복 요리는 매일 먹는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음식 맛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용한 방이 여럿 있어서 어른들 모시기에도 불편함이 없다. 오픈 10주년 기념으로 당분간 전 메뉴가 20% 할인된다고 한다.
[알아둘 사항]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30분 | 명절 휴무
주차 가능 02-512-1888
복 매운탕·복 지리 2만8천원, 참복 지리 6만5천원, 복 불고기 7만원, 복 샤브샤브 7만원, 복 사시미 12만원(복 사시미를 뺀 나머지 모두 1인분 기준)
 
 
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3)
한지붕 아래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때로는 헷갈리는 것이 부모님 입맛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근사한 식당에 모시고 가도 부모님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지 타박을 맞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대개는 고깃집 같은 무난한 곳을 찾게 된다.
그래서 <쿠켄>이 팔을 걷어붙였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도락가 9인이 이 시대 보통의 부모님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에디터·이현주 | 사진·고지영, 김장곤 | 디자인·조유숙
외식 하면 고기부터 찾는 부모님을 위한 고깃집
글·이윤화(쿠켄네트 www.cookand.net)







낙원(메이필드 호텔)

가끔 절을 찾는데 종교에 심취해서라기보다는 산 공기와 절밥에 대한 그리움에 끌려가곤 한다. 그런데 막상 기다리던 산나물과 물김치로 가득한 밥상 앞에서는 염치없게도 잘 구워진 갈비 한대라도 있으면 하는 생각에 남몰래 민망해한 적이 심심찮게 있다. 굳이 산을 찾지 않아도 산책로와 오솔길이 있고 울창한 수목원 안에서 푸른 채소와 깔끔한 물김치를 곁들여 갈비를 맘껏 구워댈 수 있는 가든이 바로 '낙원'이다. 이미 김포공항 일대에서는 20년 이상 된 명소로, 맛으로도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이다. 지금은 유럽풍 메이필드 호텔 안에 자리 잡아 먹을거리와 휴식을 겸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낙원은 언제 가도 갈비 맛이 늘 꾸준하다. 특히 은은한 양념 갈비 맛이 돋보이는데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을 정도로 간이 적당히 배어 있고 부드럽게 숙성되어 있으며 눈으로만 봐도 싱싱한 육질은 굽기 전부터 입맛을 돌게 한다. '한우 특선 모듬구이'를 시키면 육회에 생갈비, 등심, 안심, 안창살, 제비추리, 토시살, 천엽 등이 나와 한우의 각종 부위를 즐길 수 있다.
따사로운 햇살 속에서 맛과 자연을 같이 즐길 수 있는 낙원. 이번 어버이날엔 부모님 모신다는 핑계로 양념 갈비를 실컷 먹어야겠다.
[알아둘 사항]
낮 12시~오후 10시 | 연중 무휴 주차 가능
02-6090-5700 한우특선 양념대갈비(240g)
5만2천원, 한우안창살(130g) 3만5천원, 한우양념갈비(180g)
3만3천원, 한우 특선 모듬구이 A(생갈비, 등심, 안심,
제비추리, 토시살, 육회 등 8가지로 2인분) 7만5천원







태능참숯불갈비

갈비집 영업이 끝나고 홀 정리를 마치면 어느덧 자정. 그때부터 김동근 사장은 무와 파를 썰기 시작해 새벽 3~4시까지 다음 날 쓸 무채와 파채를 만든다. 홈쇼핑에 흔하디흔한 것이 채써는 기계인데 그걸 일일이 손으로 썬다고 그게 뭐 대수이겠는가마는 막상 나오는 그 모양새를 보면 '아, 이럴 수가!' 하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20cm도 넘는 무채 초절이가 깔끔, 간결하게 나오고 살살 날아갈 것같이 가늘게 썬 파채는 즉석에서 무쳐 접시에 사뿐히 담겨 나온다. 고기가 나오기 전에 이미 게임이 끝난 듯하다. 어떤 형태의 고기가 나와도 이 정성 어린 파와 무를 함께 싸 먹는다면 그저 뿌듯할 것이다.

이 집의 간판 메뉴인 돼지갈비는 흔히 볼 수 있는 콜라빛 양념 속에 푹 잠겨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 파인애플 등 과즙을 고아서 만든 맑은 국물에 재워 있다. 300g에 8천원이니 양도 갈비 맛만큼이나 인심 좋다. 갈비집들이 쟁쟁한 아현시장 안에서 우뚝 서기까기 새벽마다 채썰고 고기를 선별하는 시간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짐작이 간다.
큰맘 먹고 부모님을 모시기엔 돼지갈비가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다소 과장하면 바늘귀에도 들어갈 것 같은 정성 어린 무채와 파채에 갈비를 직접 싸서 드려도 좋은, 귀한 집임에 틀림이 없다.
[알아둘사항]
오전10시~오후 11시 I 명절 휴무
근처 유료 주차장 이용
02-365-1595
돼지 갈비(300g) 8천원, 소갈비(2대) 2만원, 차돌박이(200g) 2만원, 생삼겹살(200g) 8천원, 불보기 백반(점심) 7천원
 
 
 
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2)
한지붕 아래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때로는 헷갈리는 것이 부모님 입맛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근사한 식당에 모시고 가도 부모님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지 타박을 맞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대개는 고깃집 같은 무난한 곳을 찾게 된다. 그래서 <쿠켄>이 팔을 걷어붙였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도락가 9인이 이 시대 보통의 부모님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에디터·이현주 | 사진·고지영, 김장곤 | 디자인·조유숙
세련된 분위기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한 한식
글·이범준(CJ 푸드빌)




예원
5월이 되면 마음이 바쁘다. 일 년 열두 달 중 이보다 기념일이 더 많은 때가 있을까? 특히 어버이날이 가장 고민이 되는데 보통은 연세를 생각해서 한식을 선택한다. 하지만 한식은 외식하는 기분이 약한 것이 흠. 같은 고민을 하는 독자들을 위해 내가 찾은 스타일리시한 한식집 X-파일을 공개한다. 그 첫 번째는 북한강 강변에 자리 잡은 정갈한 한정식 레스토랑 '예원'이다. 워커힐에서 양평 방향으로 가다 보면 푸른 강변에 오렌지색 차양이 하얀 외벽과 잘 어울리는 집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한식집의 토속적인 인테리어와 달리 강이 시원하게 보이도록 전경을 고려한 분위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예원 한정식은 먼 거리를 마다 않고 달려온 수고가 아깝지 않다. 손이 많이 가는 한정식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밑반찬까지 모두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정성이 있기 때문. 색색이 고운 밀쌈으로 시작된 식사는 갈비찜, 달래무침에 싸 먹는 돼지고기구이, 장어구이, 낙지볶음, 새우 날치알구이 등으로 이어지며 쉽게 끝나지 않는다. 식사를 마친 뒤 강변으로 나가 산책하며 소화를 시켜야 할 정도다. 입맛을 돋우는 장아찌는 해마다 재래식으로 담가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알아둘 사항]
오전 10시~오후 10시 | 연중 무휴 주차 가능
031-577-5700
양반 정식 1만5천원, 예원 정식 2만5천원




한쿡
젊은 감각의 부모님이라면 한식 패밀리레스토랑 '한쿡'을 추천한다. 한식은 좋은데 장중한 한정식 분위기가 부담스러워 망설여지는 이들에게 자신 있게 소개하고 싶은 곳이다.
한쿡의 컨셉트는 한정식 바(Bar)가 있어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한식 메뉴를 흥겨운 잔칫집 분위기에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 반가의 잔칫집을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좌석 사이사이에 낮은 토담이 파티션 역할을 하는 등 한국적인 세련된 인테리어를 선보여 어른들 모임이나 가족모임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한정식 바에 가면 인삼닭죽 같은 죽류와 즉석에서 굽는 전과 잡채, 건강 비빔밥, 잔치국수 등은 기본이다. 훈제연어·참치 샐러드, 새싹 샐러드, 삼색콩 샐러드, 냉채 등 샐러드류, 꽃게무침 등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혹시 이것들이 특별한 날 외식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불갈비·삼겹살찜·시래기 황태찜 등 한쿡만의 특별한 정찬 메뉴를 주문하는 것도 식사를 즐기는 노하우다. 정찬을 주문하면 한정식 바는 무료이다.
파전을 응용한 어린이 해물피자, 궁중 떡볶이 등은 어린이들의 입맛을 세심하게 배려한 메뉴이다.


[알아둘 사항]
오전 11시~오후 3시, 오후 5~11시(주말에는 쉬는 시간 없음) | 연중 무휴 주차 가능
02-555-8103 잔치마당(한정식 바) 1만5천5백원(평일 점심)·1만8천3백원(평일 저녁, 주말, 공휴일), 한쿡 갈비 정찬 2만3천9백원, 시래기 황태찜 정찬 2만9백원
 
 
 
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1)
한지붕 아래 몇십 년을 함께 살아도 때로는 헷갈리는 것이 부모님 입맛이다. 자식 된 입장에서 근사한 식당에 모시고 가도 부모님 입맛에는 영 맞지 않는지 타박을 맞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런 일이 한두 번 반복되다 보면 대개는 고깃집 같은 무난한 곳을 찾게 된다. 그래서 <쿠켄>이 팔을 걷어붙였다.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식도락가 9인이 이 시대 보통의 부모님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맛집을 소개한다.
에디터·이현주 | 사진·고지영, 김장곤 | 디자인·조유숙
푸짐한 한 상을 좋아하는 아버지를 위한 한식
글·이종미(이화여대 생활환경대학 교수)

수빈

학교와 집이 모두 강북에 있는 까닭에 주로 강북에 있는 음식점을 찾아다닌다. 압구정, 청담동 같은 동네에 비하면 화려하고 세련된 맛은 없을지 몰라도 녹록치 않은 손맛을 자랑하는 숨은 맛집을 찾아내어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할 때 느끼는 기쁨은 남다르다.
2년 전 홍은동에서 발견한 맛집이 바로 '수빈'이다. 삼각 지붕에 하얀 칠을 한 예쁘장한 가정집을 개조한 한식집으로 대표 메뉴는 '떡갈비·간장게장·황태구이 정식'. 떡갈비 얘기부터 하자면, 1인분에 '325g' 정도 되는 두툼한 갈빗살에 감칠맛 나는 양념이 쏙 배어 있다. 고기를 완전히 갈지 않고 잘게 썰어서 씹는 맛도 좋다. 고기를 좋아하지만 치아 때문에 낙심해 있는 어른들 모시고 가기에 딱이다. 꽃게로 담근 간장게장은 여름에는 3일, 겨울에는 4~5일 정도 익혀내기 때문에 삼삼한 맛으로 먹는다. 배딱지를 열었을 때 그 노랗고 붉은 알을 보면 군침이 절로 흐를 정도다. 1인분에 1만~2만원 하는 정식에는 열 가지가 넘는 반찬이 따라나오는데 허투루 만든 것이 하나 없다. 찹쌀풀까지 쑤어가며 만든 부각이나 말린 묵무침을 보면 그 정성을 알 수 있다. 된장에 애호박을 잘게 썰어 넣고 자작하게 끓인 '깡장'에 비벼 먹는 밥도 유명한데 시래기·부추와 함께 먹으면 속이 다 개운하다.

[알아둘 사항]
낮 12시~오후 9시 30분 | 명절 휴무 주차 가능
02-307-9979 떡갈비 정식 1만5천원,
황태구이 정식 1만원, 간장게장 정식 2만원,
깡장 비빔밥 7천원



따뜻한 집 춘천막국수

요즘은 '막국수 쟁반'를 하는 곳이 흔하지만 20여 년 전만 해도 그렇지가 않았다. 닭갈비집에서 주로 팔다 보니 대개 춘천 지역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 요리를 개발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따뜻한 집 춘천막국수'의 김정자 사장이다. 김 사장이 처음 국수에 채소와 연한 닭고기살을 넣어 새콤하면서 겨자 맛이 톡 쏘게 무쳐냈을 때 손님들의 반응은 '누구 소 여물 주느냐'는 항의도 다반사였다고. 그러나 결국 이 막국수 쟁반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국수 하나로는 좀 헛헛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 없다. 솔오리, 솔닭, 족발, 찜닭 같은 굵직한 요리들도 있다. 솔오리를 시키면 한약 비슷하게 생긴 차 한잔으로 식사가 시작되는데, 압력솥에 오리와 솔잎, 한약재를 넣고 40분간 푹 찌는 동안 나온 진액을 차게 식혀서 기름을 걷어낸 차다. 오리는 본래 질기고 노린내에 기름까지 많아서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김 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약재와 솔잎을 적과의 동침시켜' 오리 맛이 아주 담백하고 고소하다.
대개 솔오리나 찜닭, 족발에 막국수 쟁반, 메밀전을 묶은 코스를 많이 시키며, 5만~6만원이라는 가격에 비하면 양이 꽤 푸짐하다. 전화로 예약할 때 음식까지 주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알아둘 사항]
오전 11시 30분~오후 10시 30분(공휴일은 10시까지)
명절 휴무 주차 가능 02-353-7307
막국수 쟁반 1만4천원,
솔오리 3만9천원,
솔닭 2만9천원, 메밀전 5천원,
A코스(메밀전+솔오리+막국수 쟁반으로 4인분) 5만8천원
원본 : 9인의 식도락가가 추천한 부모님을 감동시킬 장르별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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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싶다^^  |  2008. 7. 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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