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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장 가슴 뛰게 하는 것, 그것은 자유였다.” 현경님의 자유를 향한 영적 순례. 그녀에 대한 평가들은 참으로 극과 극을 달린다. 나를 지도하는 교수님은 서슴없이 ‘무당 딸’이라는 호칭을 붙이고, 내가 아끼는 후배는 ‘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라는 제목만으로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환호한다.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캔버라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에서 성령에 관한 강연을 했다는 것을 접하고 나서였다. 해방신학의 민중지향적 집단성, 아시아신학의 뿌리 깊은 영성, 여성신학이 강조하는 몸과 영혼의 불분리성을 강조하기 위해 집단적인 춤, 
아시아적 영성의 상징, 그림들로 가득 찬 제례적인 신학적 공연, 그리고 그 공연을 통한 강연”이라는 해설이 그녀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결국 그녀가 지향하는 것은 해방이었고, 자유였다. 

정통 기독교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자유롭고 분방한 그녀의 신학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나는 여성이 아니기 때문에 가부장적 사회 속에서 여성이 겪고 있는 아픔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며, 지구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을 수치를 통해서 말고는 접하기 힘들다. 에코페미니스트이며, 여성들의 해방을 위해 여신들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그녀를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나는 정통 기독교의 세례를 받아 자라왔고, 그 안에서 이단 감별사가 다 되어 있으니 말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 하는 것이 21세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주요한 표준이 될 수 없다고 받아들이면서도 종교에 관한 한 그 깊은 보수의 끈들을 놓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나 역시 그녀가 그토록 지향했던 자유에 대한 열망들을 가지며, 이 세상에 대해, 이 사회에 대해, 종교들에 대해 심각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경님의 자유를 향한 영적 순례를 많은 기독교인들은 종교 혼합주의 혹은 종교 다원주의, 우상 숭배의 이름으로 정죄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의 영적 순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그녀는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해악들을 보았고, 기독교가 태연하게 저지르고 있는 위선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무엇이 가장 최선의 해방의 길인지에 대해 우리 모두는 충분히 논쟁할 수 있지만, 어느 누구도 현경님의 영적 순례에 돌을 던져서는 안될 것이다. 자칭 신실한 자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자들, 자기가 알고 있는 것만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인 자들, 
그들이 가지 못한 길을 현경님은 온 몸을 던져 풀어 왔다. 

엄청난 댓가를 알고서도 그 길을 뚫고 나올 수 있는 현경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녀는 옳거나 그른 것이 아니라, 아름답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그녀와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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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神學과 信仰  |  2008. 9. 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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