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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1997년 5월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죽을 힘도 없을만큼 허덕이고 있을때 내 앞에 나타난 그를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때 이 시집이 눈에 띄었다. 뿌리침을 당해 보았는가? 완강하게 거부하며, 잡은 손을 밀쳐내는 그 느낌을 겪어보았는가? 그리고 한마디 통보로 떠나가 버린 사람 탓에 두고 두고 가슴앓이하며 진정하고 있지 못할때, 그는 불현듯 나타났다. 어떻게 해야하나? 손을 내밀어야 하나? 아니면, 또다른 아픔을 감수하기 싫다고, 모른척하고 지나가 버려야 하나??

그 때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가 머리 속을 뱅뱅거렸다. 그리고 사랑해서 미안하다는 싯구가 입을 맴돌았고, 결국에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가 이겼다.

이 시집은 그런 힘이 있다. 그래도 배고프면 입을 없애버리라는 과격함이 있다. 그것과 함께 숨죽여야 하고, 눈물지어야 하고, 고개 숙여야 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내 마음 속이 담겨져 있다. 서울의 예수에서보다는 덜 처연하지만, 묘한 갈림길에서 눈물짓게 한다.

진정,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하는 것은 내 실존의 또다른 출발을 말하는 암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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