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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6월

로마교황청은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이미지를 제공한다.
천주교인 사이에서도 그 평가는 전혀 다르다. 
베드로의 자리를 대신하여 그 자리에 앉은 지상 가톨릭의 황제.
그는 정녕 천상의 사신인가, 아니면 지상의 권력자인가?
교황 바오르 2세가 지난 날의 교황청과 가톨릭의 잘못을 고백했을때
가톨릭은 다시금 태어나는 신고를 겪었을 것이다. 

오류가 있을 수 없는 교황들,
신의 뜻을 직접적으로 대변하는 교황들이
저지른 종교 재판과 이 세상에 대한 메시지들이 잘못되었다니.

한긴 <미켈란젤로의 복수>를 읽다보면 교황과 교황청은
훌륭한 소설거리일뿐, 감동을 줄만한 곳은 되지 못한다. 
[미켈란제로의 복수]가 그리는 교황과 시스티나 천정화의 관계는 사뭇 그 뻔한 교황청의 비밀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 비밀은 쉽게 탄로날만한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종교적인 비밀들은 신의 이름으로 철저히 묻혀 있어야 한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제거되든지 침묵해야 한다.
비밀이 발설되는 순간 어둠은 다가오며 그는 심판을 받을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복수>는 정말 전형적이다.
거기에 너무나 많은 복선과 이야기들을 깔아놨다.
반덴베르크는 너무 많은 욕심을 낸 것이다. 
소설 속에서 작자는 어느 이야기 하나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줄거리가 진행될수록 반덴베르크는 이야기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모든 것을 침묵으로 묻어버리고 만다.

정작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런 것이었다면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려져서는 안될 비밀이 너무 많기때문에 침묵해야 한다면.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꺼낼 것이 아니었다.
그 많은 이야기를 그는 조금더 설명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훨씬 재미있었을 것이다.
침묵해야할 이유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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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서적 / 2000년 3월

글쎄, 미친 사람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의 구분이 되기나 할까?
그러한 구분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가 우리에게 끊임없이 심어주는 강박관념 같은 것 아닐까?
사실 매일 매일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길거리의 골목길을 다니다가 차사고를 당하거나,
혹은 강도를 만나거나 하는 확률이 얼마나 높은가?
내가 잠자다가 사고를 이세상을 종칠 확률은 또 얼마나 높은가?
그런 것들을 의식하고 산다면 그 사람은 미친 사람이 되는거다.
그런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것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정상이라면
이 세상은 정상적이지 못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그런 것이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만든 사람들의 장인정신.
원서를 번역하기 위해 몇대에 걸쳐 인생을 탕진(?)하는 사람들.
옥스퍼드가 만든 책이라면 어느 분야의 책이고
원자료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지 하는 것들을 알고 싶었다. 

물론 이책이 날 실망시킨 것은 그런 장인정신은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교수와 광인]의 줄거리를 이끌고간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우정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체스터 마이너는 사회가 강요한 삶 때문에 사회로부터 비정상인이 되어야 했다.
그에게 강요된 전쟁의 소용돌이는 한 인생을 망가뜨림으로써 그의 권리를 박탈하고 말았다. 

어처구니 없는 살인을 저지르고 수용소에 평생을 갇혀있었야 했다.
그리고 남들이 알아주지 못하는 수용소 구석에서 죽어가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찬은 새로운 인생의 희망이 되었다. 
희망은 그런 식으로도 우리에게 오는가?
그 역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모든 권리를 누리고 싶었으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나름대로 성공했다.
옥스퍼드 사전이 미친 사람의 공로로 나왔다니..

이 해결되지 않는 물음에 [교수와 광인]은 성실히 답변한다.
내가 얻은 결론은 그것이다.
누구나 삶은 아름다울 권리가 있다는 것.
그 권리를 어느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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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석 지음 / 해냄 / 2000년 3


현현욱이 벌이고 있는 인생에 대한 태업.
그 심정은 내가 느끼는 것들과 똑같은 것이었다. 
과거의 삶에 있어서 나의 목표는 언제나 치열하게 살자하는 것이었다. 
치열하지 못하다면 어쩌면 이 세상이란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는
부질없던 생각에 살아왔었다. 
나에 대한 고민, 나에 대한 투자 그런 것들은 언제나
일상사의 맨 밑자리를 차지하는 일들이었다. 
현현욱과 내가 다른 게 있다면,
그는 태업을 벌여도 먹고 살만하다는 것.
나는 태업을 벌이고 있는 지금 죽을 맛이라는 것.
예전에 읽었던 방현석 씨의 힘있는 문체,
그리고 사람의 심정을 읽어내는 밝은 눈을 잊지 않고 있다. 
그가 그려내는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여전히 당신의 왼편에서도 지나가 버렸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주고 있다. 그러나 좀 지나쳤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그려주고 있었고,
심지어 어떤 것들은 구태의연해지기까지 했다.
어떤 일들은 매일 매일 반복해서 보더라도
눈물이 나는 일들이 있다. 
광주항쟁이랄지, 70년대 한번의 투쟁을 조직하는 사람들이랄지,
그 시절을 살아나와 현실을 살아야 하는 부담감이랄지
하는 일들은 사실 그 자체로 눈물이 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다면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전형화된 형상화는 글의 질척임과 긴장의 이완만을 가져온다. 
..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으며 그렇게 지루했던 것은 아니다. 
지나간 시간들, 내가 참여했던 시절도 있고, 
그보다는 참여하지 못했던 시절이 더 많았지만
눈물나는 일이었으며, 
나도 이제는 인생에 대한 태업에서 손을 뗄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태업에서 손을 떼면 다시 노동으로 돌아가는 걸까?
내가 돌아갈 곳은 어디일지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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