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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회신학대학 특강 자료 데리다의 철학사상

김 형 효(精文硏 교수. 철학)

I. 책(le livre=book)과 텍스트(le texte=text)의 구분

자끄 데리다(Jacques Derrida, 1930-2004), 그는 현대 프랑스 철학의 거장이다. 그의 철학을 보통 해체주의(déconstructionism)라고 부른다. 왜 해체적인가? 기존의 서양철학사의 진리관과 형이상학을 해체시켜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그의 철학은 독일의 하이데거(Heidegger)의 사유와 유사하나 본인은 하이데거도 해체적 비판의 대열에 올려 놓고 있다. 왜냐하면 하이데거가 서양의 기존 철학을 해체하려한 공적은 인정하지만, 그러나 불행히도 그가 존재론적 사유를 청소하지 못하고 거기에 연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하이데거의 사유가 데리다보다 서양 전통철학을 해체하는 사유의 길을 먼저 걸어 갔을 뿐만 아니라, 데리다가 자기의 철학의 특성으로 말하는 差延(la différnace=differance)의 발상법도 하이데거가 이미 말해 놓은 差延(der Unter-Schied=differance)의 길을 답습한 느낌을 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구나 하이데거의 존재론은 데리다가 해체하려한 그런 서구의 전통철학의 존재신학론(l'onto-théologie)과 다르므로 데리다의 하이데거 존재론의 비판은 정당한 것 같지가 않다.
그러나 데리다의 철학이 하이데거의 사유와 같은 뉘앙스를 매양 풍기는 것은 아니다. 데리다와 하이데거를 갈라 놓는 가장 큰 차이점은 데리다의 철학이 철두철미 존재론(l'ontologie)을 부정하는 사상이라는 것이다. 존재론을 부정하는 사유로 가득차 있기에 그의 철학이 하이데거처럼 存在와 無를 철학적 화두로 삼고 있지 않다. 데리다가 모든 존재론을 존재신학이라고 명명하면서 그것을 지우려고 하는데, 이 反존재-신학적 사유도 이미 하이데거가 시작하였던 작업이었다. 데리다는 존재의 개념을 영원한 現存의 진리와 그 형이상학의 아성으로 봐서 그것을 해체하려고 하는데 반하여, 하이데거는 존재를 데리다처럼 현존의 초시간적 실체적 성역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데리다의 反존재론적 철학은 하이데거의 사유에 대한 비판이 될 수 없다. 데리다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오독한 것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하이데거에서 존재의 의미는 영원한 현재적 존재로서의 현존(la présence=presence)이 아니라, 생멸을 나타내는 사건(das Ereignis=event)이거나 생기적 事象(die Sache=state of affairs)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데리다 철학의 해체작업은 세상을 존재신학의 의미로 가득 채우려는 형이상학의 해체작업을 뜻한다. 존재신학은 이 세상이 신에 의하여 창조된 의미로 가득 차 있다는 사상을 말한다. 즉 이 세상은 의미의 창조자로서의 최초의 원인이자 마지막의 목적인 신의 현존적 존재에로 통일되고 귀결된다는 사상이 바로 존재신학의 기본이다. 즉 존재신학은 神中心主義의 사상으로서, 이 세상은 神이 쓴 책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은 신이 작성한 의미의 기승전결의 이야기로서의 역사라는 것이다. 신이 중심이고 이 우주의 중심은 하나이므로 신을 하나님으로 번역한 것은 강력한 일원론적인 존재신학의 대명사와 같다. 데리다의 철학은 일원론적인 신학적 세계관의 부정일 뿐만 아니라, 그 일원론적 신학적 세계관에 짓눌린 세상을 해방시키려는 의도를 풍기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그는 신의 현존을 지우고 레비나스(Levinas)의 영향으로 오히려 신의 不在(l'absence=absence)를 자유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신중심주의의 거부는 인간중심주의의 해체와 연결되고, 이것은 또 자아의식의 지우기와 상관적이다. 데리다의 해체주의는 자아철학과 의식철학의 종말을 유도한다. 신중심주의는 자아중심주의와 같은 맥락을 지니고 있고, 그 자아중심주의는 의식의 각성과 그 의미화에 집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자아의 보편적인 각성은 하나님의 생각과 등식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생각이 내 생각이라는 그런 유아주의를 불러 일으킨다. 존재신학적 철학은 하나님의 생각이 내 생각이라는 일치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자아를 논리적 보편의식으로 무장한다. 그러나 겉으로 논리적 보편으로 무장해도, 그 보편은 자아의식을 만인의식으로 도호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신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와 자아중심주의는 다 열광주의(fanaticism)에 탐익하는 위험성을 지닌다.
세상이 神이 저술한 책이라면, 그 책의 내용은 神의 진리가 백과사전식으로 다 담긴 완벽한 전체적 체계임에 틀림없으리라. 존재신학적 철학의 정상에 속하는 헤겔(Hegel)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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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映像의 울림  |  2008. 7. 25.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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