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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間의 어울림 - 해당되는 글 4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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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3년 4월

인간은 본래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가? 사람의 가장 근본적인 성질은 기쁨을 위시한 밝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슬픔인가? 그의 소설은 한없는 동감을 낳는다. 마음 맨 밑구석에 또아리틀고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슬픔과 비애를 꼭꼭 끄집어 낸다. 그리고 그의 내면 세계와 나의 내면 세계가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것을 느끼며 동감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 끝없는 동류의식은 내 맘 속에 담겨있는 것들을 모조리 퍼올리는 마력이 있다. 인생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같은 마음들인가?

다양한 삶의 모습들, 다양한 만나과 헤어짐들, 죽고 사라지는 모든 것을 통해 우리는 한 가지 감정, 한 가지 느낌으로 모여드는가? '질경이 꽃이 너무 하얘서요' 젠장, 너무 하얗다니. 그래서 떠났다니. 심장에 물밀듯 파고드는 무너짐. 그 한마디에 못 담을 것이 무엇이랴. 하얘서 떠났고, 하얘서 버렸다. 천지가 온통 아득해진다.

신경숙의 힘은 문득 내 마음 속에 본래 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는 그저 내것이라 여겨지는 감정들을 열심히 퍼올리는 두레박같은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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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文學  |  2008. 9. 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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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도모에학원의 교장선생님.
꿈을 주는 곳.
꿈 꾸기를 가르쳐 주는 곳.
중,고등학교 다닐때 학교교육이 무너졌다고 하더니
대학 들어오니 대학교육이 무너졌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대학원까지 가보았지만
대학원교육 역시 무너졌다고 한다.
내가 접해본 대학원교육까지의 심정은 아니나 다를까
똑같았다.
무너질대로 무너져버린 냄새나는 교육현장.
토토가 꿈을 가지게 되는 순간부터
교육은 구체적 힘을 발휘하게 된다.
..기차가 학교에 들어오는 꿈을 꾸면서
토토의 긴 여행은 시작이 된다.
우리는 언제라도 한번 제대로 꿈꿔본적이 있던가?
언제라도 한번 꿈꿔볼 생각을 했던가!!
더불어 사람들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전에
선착순 경쟁을 배우고,
친구를 따돌리는 법을 알게되고,
내가 이익을 얻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교장선생님처럼
끈질기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덜 아픈, 힘든 생활을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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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文學  |  2008. 9. 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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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6월

로마교황청은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이미지를 제공한다.
천주교인 사이에서도 그 평가는 전혀 다르다. 
베드로의 자리를 대신하여 그 자리에 앉은 지상 가톨릭의 황제.
그는 정녕 천상의 사신인가, 아니면 지상의 권력자인가?
교황 바오르 2세가 지난 날의 교황청과 가톨릭의 잘못을 고백했을때
가톨릭은 다시금 태어나는 신고를 겪었을 것이다. 

오류가 있을 수 없는 교황들,
신의 뜻을 직접적으로 대변하는 교황들이
저지른 종교 재판과 이 세상에 대한 메시지들이 잘못되었다니.

한긴 <미켈란젤로의 복수>를 읽다보면 교황과 교황청은
훌륭한 소설거리일뿐, 감동을 줄만한 곳은 되지 못한다. 
[미켈란제로의 복수]가 그리는 교황과 시스티나 천정화의 관계는 사뭇 그 뻔한 교황청의 비밀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 비밀은 쉽게 탄로날만한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종교적인 비밀들은 신의 이름으로 철저히 묻혀 있어야 한다.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제거되든지 침묵해야 한다.
비밀이 발설되는 순간 어둠은 다가오며 그는 심판을 받을 것이다.

<미켈란젤로의 복수>는 정말 전형적이다.
거기에 너무나 많은 복선과 이야기들을 깔아놨다.
반덴베르크는 너무 많은 욕심을 낸 것이다. 
소설 속에서 작자는 어느 이야기 하나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다.
줄거리가 진행될수록 반덴베르크는 이야기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모든 것을 침묵으로 묻어버리고 만다.

정작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런 것이었다면 동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려져서는 안될 비밀이 너무 많기때문에 침묵해야 한다면.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꺼낼 것이 아니었다.
그 많은 이야기를 그는 조금더 설명했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훨씬 재미있었을 것이다.
침묵해야할 이유를 보다 분명히 알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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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文學  |  2008. 9. 1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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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서적 / 2000년 3월

글쎄, 미친 사람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의 구분이 되기나 할까?
그러한 구분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사회가 우리에게 끊임없이 심어주는 강박관념 같은 것 아닐까?
사실 매일 매일 우리를 위협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내가 길거리의 골목길을 다니다가 차사고를 당하거나,
혹은 강도를 만나거나 하는 확률이 얼마나 높은가?
내가 잠자다가 사고를 이세상을 종칠 확률은 또 얼마나 높은가?
그런 것들을 의식하고 산다면 그 사람은 미친 사람이 되는거다.
그런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정상적인 것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정상이라면
이 세상은 정상적이지 못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그런 것이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만든 사람들의 장인정신.
원서를 번역하기 위해 몇대에 걸쳐 인생을 탕진(?)하는 사람들.
옥스퍼드가 만든 책이라면 어느 분야의 책이고
원자료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지 하는 것들을 알고 싶었다. 

물론 이책이 날 실망시킨 것은 그런 장인정신은 별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교수와 광인]의 줄거리를 이끌고간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우정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체스터 마이너는 사회가 강요한 삶 때문에 사회로부터 비정상인이 되어야 했다.
그에게 강요된 전쟁의 소용돌이는 한 인생을 망가뜨림으로써 그의 권리를 박탈하고 말았다. 

어처구니 없는 살인을 저지르고 수용소에 평생을 갇혀있었야 했다.
그리고 남들이 알아주지 못하는 수용소 구석에서 죽어가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찬은 새로운 인생의 희망이 되었다. 
희망은 그런 식으로도 우리에게 오는가?
그 역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모든 권리를 누리고 싶었으며
자신이 가진 재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나름대로 성공했다.
옥스퍼드 사전이 미친 사람의 공로로 나왔다니..

이 해결되지 않는 물음에 [교수와 광인]은 성실히 답변한다.
내가 얻은 결론은 그것이다.
누구나 삶은 아름다울 권리가 있다는 것.
그 권리를 어느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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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文學  |  2008. 9. 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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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현석 지음 / 해냄 / 2000년 3


현현욱이 벌이고 있는 인생에 대한 태업.
그 심정은 내가 느끼는 것들과 똑같은 것이었다. 
과거의 삶에 있어서 나의 목표는 언제나 치열하게 살자하는 것이었다. 
치열하지 못하다면 어쩌면 이 세상이란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는
부질없던 생각에 살아왔었다. 
나에 대한 고민, 나에 대한 투자 그런 것들은 언제나
일상사의 맨 밑자리를 차지하는 일들이었다. 
현현욱과 내가 다른 게 있다면,
그는 태업을 벌여도 먹고 살만하다는 것.
나는 태업을 벌이고 있는 지금 죽을 맛이라는 것.
예전에 읽었던 방현석 씨의 힘있는 문체,
그리고 사람의 심정을 읽어내는 밝은 눈을 잊지 않고 있다. 
그가 그려내는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여전히 당신의 왼편에서도 지나가 버렸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주고 있다. 그러나 좀 지나쳤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그려주고 있었고,
심지어 어떤 것들은 구태의연해지기까지 했다.
어떤 일들은 매일 매일 반복해서 보더라도
눈물이 나는 일들이 있다. 
광주항쟁이랄지, 70년대 한번의 투쟁을 조직하는 사람들이랄지,
그 시절을 살아나와 현실을 살아야 하는 부담감이랄지
하는 일들은 사실 그 자체로 눈물이 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다면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전형화된 형상화는 글의 질척임과 긴장의 이완만을 가져온다. 
..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읽으며 그렇게 지루했던 것은 아니다. 
지나간 시간들, 내가 참여했던 시절도 있고, 
그보다는 참여하지 못했던 시절이 더 많았지만
눈물나는 일이었으며, 
나도 이제는 인생에 대한 태업에서 손을 뗄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태업에서 손을 떼면 다시 노동으로 돌아가는 걸까?
내가 돌아갈 곳은 어디일지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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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文學  |  2008. 9. 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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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지음 / 창비(창작과비평사) / 2000년 5월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고, 
끊어진 경의선이 다시 이어지고, 
장기수들은 북송되고,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모두가 잊혀지기를 원하는 지금.
기어코 지나간 이야기를 끄집어내 다시금 우리 갈길을 재촉한다.
오래된 정원은 어느 누구나의 가슴 속에 있다.
지나가버린 시절이 자신에게 역사의 현장이었든,
한 인간의 실존적 문제로 한없이 흔들리는 시절이었든
오래된 정원은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앉아
우리를 부른다. 
황석영씨는 이 소설에서 비교적 역사의 현장과 개인의 실존의
문제를 균형있게 그렸다. 
후일담 소설들이 가지는 한계들, 지나가 버린 시간에 대한
끊임없는 회한이 아닌 그 시절을 지금에 다시 살려내는
꿋꿋한 문체가 믿음직스럽다.
갈뫼에서의 만남과 헤어짐, 
한윤희의 머나먼 이국땅에서 최후는 사실 같은 의미가 아닐까?
지금 세상은 놀랍게 변화해 가고 있지만,
그리고 예전에 그렇게 목청껏 소리높여 불렀던 목표들이
조금씩 성취되어 간다 해도,
잊거나 잊혀져 버린 나와 그들의 만남은 어찌할 수 없다.
마음 속의 오래된 정원을 찾아가는 일이 내게는
나를 버리는 일이 될 수 있음으로,
오래된 정원을 읽는 내내 후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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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文學  |  2008. 9. 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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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

신경숙 씨는 참으로 탁월하다. 이름을 들을때마다, 그리고 그녀가 책을 낼 때마다 항상 머뭇거리게 된다. 나는 저 책을 읽으면서 분명히 내 슬픔들을 헤집어 놓을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 페이지도 제대로 넘길수 없다. 

지나가버린 슬픔을 들추어 내는 것은, 아직 아물지 않은 생채기를 들추는 것과 다름없다. 몸에 난 상처처럼 흉터만을 남기는 슬픔은 없다. 

<딸기밭> 역시 슬픔들의 탐구의 과정이다. 여전히 내면에 머물러 있지 않은 상처들과 탐욕들, 인간 욕망과 삶의 자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맴돈다. 신경숙 씨는 그래서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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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文學  |  2008. 9. 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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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런던 & 존 업턴 지음, 이준식 옮김 / 미진사 / 2000년 8월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할 것. 전문적인 교육기관이나 사진을 강의하는 곳에서 배울 수 없어서 서점을 전전긍긍하면서 이 책 저 책을 뒤졌다. 그 비싼 사진 책들 중에 감히 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뭐랄까, 어떤 분야이건 그 분야를 대표하거나 정리하는 책, 대가가 있는데, 바바라 런던이 바로 사진분야에서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많은 사진 이론가들과 사진가들이 있지만 바바라처럼 정성들여 사진의 기술과 이론들을 정리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책은 지금 후배에게 가 있지만, 다시 돌려받아야 겠다. 시간이 지나면, 혹시 잊어버릴 수도 있고, 다시 보고싶을때 찾아도 없다면 얼마나 난처할 것인가?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맨먼저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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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寫眞과 映畵  |  2008. 9. 1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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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규 지음 / 이론과실천 / 2002년 2월

행복, 희망, 시간, 사랑, 죽음, 성. 지은이가 내세운 여섯 가지의 주제는 인간이 자리하고 있는 실존에 관한 것들이다. '우리는 왜 사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의 질문에 '우리는 행복을 위해 산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세상에 인간 실존이 행복을 느끼고만 살지 않는다. 도리어 숱한 좌절과 절망,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는가? 그것에 대한 첫번째 답은 존재 그 자체를 기뻐하는 것이 행복이라 말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할 수 있을 때, 그 무엇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할 때 행복은 자리를 잡는다. 그럼에도 숱하게 엄습하는 이 세상의 고통에 대한 대답으로 지은이는 '희망'을 말한다. 이 희망이란 무엇인가 더이상 좌절할 수 없을 때, 그만 쓰러지는 것이 마지막 방법일 때, 도리어 고개를 내미는 것이다. 진정한 희망은 그 때에서야 비로소 희망이 된다. 

희망은 현전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 속에 있다. 실존이 처해 있는, 또는 실존이 갇혀 있는 곳이 시간아닐까? 희망이란 이 시간을 넘어서 온다. 시간에 갇힌 자는 우리 앞에 닥친 죽음의 단계에 멈춰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희망이 우리로 하여금 사랑하게 한다.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고, 어떤 희망도 없이 흔들리는 것 같지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으므로, 이 세상에 대한 절망적 사랑이 아니라 보다 고귀한 것, 순결한 것, 지고지순한 것을 향해 사랑을 품는다. 

지은이가 끝으로 말하고 있는 두 주제 죽음과 성 역시 인간에게 놓여져 있는 실재이자,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한계이지만, 인간다움은 이것을 인간답게 이겨내며, 인간다움의 모습으로 승화시켜 왔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 모든 존재와 관한 이야기들을 영화를 바탕으로 써 내려간 책이 <영화관 옆 철학 까페>이다. 지은이가 보기에, 영화란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창조해 내며,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는 가장 예술다운 예술이다. 그렇기에 영화는 새롭게 창조된 시간과 공간을, 그 세계관과 더불어 해석해 내야 한다. 전적으로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는 작업인 것이다. 

그런 바탕 위에 영화를 통해 드러난 존재의 문제들을 서양의 여러 철학자들의 입을 통해 두루두루 엮어낸 그의 글들은, 또다른 창작이며, 말 그대로의 영화읽기가 된다. 내 인생의 영화라고 꼽을만한 영화들이 내게 그런 의미일 수 있었떤 있었던 것은, 영화가 단순히 즐김의 대상이 아니라, 사유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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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寫眞과 映畵  |  2008. 9. 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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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모시 코리건 지음, 이권 옮김 / 시공사 / 2003년 3월

한 주에도 몇 편씩 생산되고 소비되는 영화. 아무리 영화가 산업의 한 부분이라 하더라도 이건 좀 심한 것 아닐까? 우리 모두는 소비를 촉진하는 사회에 살고 있고, 소비가 점점 더 미덕이 되어가고 있고, 그래서 영화도 역시 소비되어져야 하는 한 부분인걸까?

그럼에도 한 편의 영화가 태어나기 위해서 걸리는 몇 년간의 제작 과정과 수 많은 스탭들의 피 같은 땀방울. 한 아기가 태어나듯 힘겹게 힘겹게 이 세상에 태어나는 영화들이 그러나 단 1주일만에, 때때로 몇일만에 사라져 가기도 한다.종종 영화는 오해되고, 그저 오락물이 되기도 하고, 일견한 후 잊혀지기도 한다.

영화에 대한 글 쓰기는 어쩌면 이런 미안함에서 출발하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영화 글쓰기에 대한 소극적인 의미라면, 이책은 좀더 적극적인 의미에서 글쓰기를 권한다. 영화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그저 오락물이라고 소비해 버리기에 급급했던 우리 마음을 영화에 대한 글쓰기로 옮긴다면 '오락물'은 더욱 큰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즐거움을 갖기를 권한다. 그리고서 영화와 관련된, 또 영화에 대한 글과 관련된 기초적인 그림을 큰 윤곽으로 그려준다. 영화형식의 요소들에 대해 웬만한 것은 다 이야기하고 있고, 영화 비평 이론에 대한 것들도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도는 이야기해주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은 아주 많은 질문을 담고 있다. 질문들 모두는 영화를 어떻게 더욱 깊게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들이다. 그냥 지나쳐 버렸을, 그래서 의미를 찾는데 무관심했을 부분에 대해 구체적 질문을 제시해 주고 있다. 

또 하나 장점이 있다면, 아주 세심하기까지 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영화를 보며 메모할 것을 권하며 이렇게 설명하는 식이다.
- 영화를 두번 이상 봐라!
- 첫 번째 메모 : 시간의 경제적 활용, 주요 시퀀스와 숏, 내러티브 요소의 파악
-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서너 개의 씬, 숏, 시퀀스만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도 한 방법.
-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 상세해야 한다.
- 프레임 자체와 그것의 사진적 속성이 카메라 앵글, 조명, 심도 조절, 편집 등을 통해 어떤 식으로 내용을 설명하는 지 기록.
- 특정 씬에 나타난 공간의 연극적 활용, 밝은 컬러의 뛰어난 효과
- 섬세한 오버램이나 사운드의 이미지의 분리에 주목.... 뭐 이런 식이다.

몇 가지 눈에 거슬리는 점(굳이 이렇게 비싸게 책을 만들어야 했을까, 우리 형편에 잘 맞지 않는 표기 방법 등등)이 있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 무엇인가 쓰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가져본 사람에게는 아주 적합하고 유용한 책이 될 듯 싶다. 영화를 소비하기만 하던 내 자신에게 좀더 부지런할 것과 좀더 노력할 것을 요구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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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行間의 어울림/神學과 信仰  |  2008. 9. 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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